장사를 하면서 가장 속상한 순간 중 하나는 메뉴가 꽤 팔리고 있음에도 수익이 잘 남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입니다. 더욱이 그 메뉴의 재료가 자주 버려지기까지 한다면 손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훨씬 크게 번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가는 낮고 폐기는 많은 상황은 겉으로 보기에는 활발한 영업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손익을 계속 침식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이 글에서는 ‘판매는 되는데 왜 돈은 남지 않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단가와 폐기의 불균형이 어떻게 매장의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지를 분석하고,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인 점검 항목과 실행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많이 팔아도 남지 않는 효율이 저조한 이유
매출이 쌓이는데도 수익이 없다는 현상은 흔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단가가 낮은 메뉴일수록 이 문제가 두드러지죠. 3,000원짜리 음료를 하루에 100잔 팔아도 총매출은 30만 원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꽤 활발한 장사처럼 보이지만, 이 금액 안에는 재료비뿐 아니라 포장재, 배달 수수료, 인건비, 광열비, 각종 간접 지출까지 포함돼야 합니다. 단가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한 건당 남는 금액이 적다는 의미이며, 이 작은 차익은 운영 전반에 걸쳐 지출이 쌓이는 순간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더불어 단가가 낮은 메뉴는 자주 판매되므로 제조 빈도가 높아집니다.
손이 많이 가는 조리 과정, 잦은 주방 사용, 빠른 회전으로 인한 소모품 사용 증가까지 포함되면 실제 남는 수치는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여기에 종종 간과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단가가 낮을수록 손님은 그 메뉴에 더 높은 기대를 품지 않기 때문에, 불만이 생겼을 때 재요청이나 교환이 잦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자칫 폐기로 이어지거나, 고객 불만으로 인한 재방문 포기로도 연결됩니다. 결국 단가가 낮은 상품은 팔리는 것만으로는 이득이 되지 않고, 전반적인 운영 설계와 인력 배치, 제조 시간, 재료의 회전율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진짜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단가는 낮지만 자주 팔리는 메뉴일수록, 반드시 제조 시간과 재료 보존력, 회전 효율을 동시에 관리해야 합니다. 이 3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틀어지면 아무리 많이 팔아도 실속은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폐기는 매장의 무언의 경고다
음식이 버려지는 순간은 단지 하나의 손실이 아니라, 매장에 보내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재료 폐기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것이 누적되면 운영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식재료, 손질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재료, 또는 특정 시간대에만 팔리는 메뉴에서 이런 문제가 더 잘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오후 한두 시간만 잘 팔리는 디저트를 위해 매일 크림이나 반죽을 만들고, 그 외 시간에 팔리지 않아 대부분 버려진다면, 이는 단순한 선택 문제가 아니라 효율성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손해가 됩니다. 폐기는 일회성 지출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이미 들어간 인건비, 냉장 전력비, 손질 시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이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폐기는 직원들에게도 피로를 유발합니다. 매일 밤 마감 후 남은 재료를 폐기하거나 다음날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면, 결국 운영의 리듬 자체가 무너지게 되죠. 자주 폐기되는 메뉴는 공급량 자체를 줄이거나, 아예 옵션 항목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필수 제조’에서 벗어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 고객의 선택률이 낮은 메뉴는 단순히 맛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름, 사진, 가격, 위치, 설명 등 모든 요소가 고객의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선택받지 못하는 메뉴는 곧 자주 폐기되는 메뉴가 되고, 폐기되는 메뉴는 궁극적으로 매장을 지치게 만드는 메뉴가 됩니다. 주간 단위 폐기량을 체크하고,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에 재고가 몰리는지를 시트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폐기량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 메뉴의 낭비가 반복될 때, 그것은 단지 음식 하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매장의 리듬과 수익 가능성 전체에 균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낮은 단가와 높은 낭비, 그 교차점을 줄이는 법
단가가 낮고 폐기량이 많은 상황은 곧 매출 효율이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이 교차점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메뉴 구성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많이 팔리지만 수익에 기여하지 않는 메뉴는 과감히 단독 판매에서 제외하고, 세트 구성이나 사이드로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가는 낮지만 손이 많이 가는 항목은, 고객의 체감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재포지셔닝할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품보다는 2가지 이상을 묶어 선택하게 하거나, 크기를 소분해 재료 낭비를 줄이는 형태로 변화시키는 것이 방법입니다.
폐기를 줄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식 중 하나는 ‘재고 연동 판매 계획’입니다. 재고가 많은 재료를 기준으로 그날의 추천 메뉴나 한정 메뉴를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 메뉴를 유지하더라도 실제 사용되는 재료의 비율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고 회전이 빠른 메뉴에는 의도적으로 이윤을 낮추더라도 구성 메뉴로 포함시키고, 폐기율이 높은 항목은 빠르게 소진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도 필요합니다. 배달 플랫폼에서는 시간대별 또는 날씨별 판매 패턴을 분석해 특정 시간에만 노출되는 메뉴를 조정하는 것도 유효합니다.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심엔 잘 안 팔리는 음료를 저녁 세트에만 붙여 판매하거나, 금요일 재고 마감 메뉴로 특별 구성해 폐기를 줄이는 식입니다. 결국 낮은 단가와 높은 폐기의 문제는 한 메뉴가 아니라 운영 전체의 연결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메뉴 설계뿐만 아니라 공급 일정, 주방 동선, 인력 배치, 고객 선택 흐름까지 함께 손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버리기 전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습관입니다. 반복해서 남는다면, 그건 바꿔야 할 시그널입니다.
결론적으로
단가는 낮고 폐기는 많을 때, 장사는 성실해도 남는 게 없습니다. 이 둘의 조합은 매장을 조용히 지치게 만드는 조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반복 기록과 세심한 설계로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메뉴 구성, 재고 운영, 고객 선택 유도 방식을 하나씩 점검하면 단가가 낮아도 낭비 없이 운영되는 매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수익이 아니라 효율입니다. 무엇을 팔았는가 보다, 얼마나 남겼는가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는 순간, 장사는 비로소 버티는 힘을 갖게 됩니다.